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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오르비에 올리려고 글 썼는데 가입하고 시간이 지나야 글 쓸 수 있나봐요 ㅠ ㅠ

일단 여기에 올립니다. 오르비에 저 대신 누군가 올려주셔도 좋습니다.

 

-------

 

한의대 08학번이고 공보의입니다.

 

막상 내 입시땐 오르비 자체를 몰랐는데 ㅋㅋㅋㅋ 공보의 되니까 시간이 많아서 이런 데도 와보고 글까지 쓰게 되네요. 며칠 눈팅만 하다 제 생각 적어봅니다. 

 

1. 내가 생각하는 한의학과 외부에서 생각하는 한의학이 다르다 

 

예를 들어보죠. 제가 공보의 하는 데가 깡촌인데, 지명을 밝히긴 그러니까  A라고 할께요. 여긴 진짜 시골이고.. 그래도 옛날보단 많이 좋아졌어요 ㅋㅋ 롯데리아도 있고 도미노 피자도 있고 카페 체인도 들어와 있어요. 근데 사람들한테 거기서 일한다고 하면 전기는 들어오냐고 물어봐요 ㅋㅋㅋㅋ 그래서 막 이런거 저런거 있다! 설명하면 엄청 놀래요 ㅋㅋㅋㅋ 사람들 인식 속엔 아직도 A=전기도 안들어오는 깡촌 이런 인식이 깔려있는 거죠. 실제로 A에 와본 적도 없으면서.

 

많은 젊은 한의사들이 이런 포지션에 처해 있습니다. 외부에서는 한의학=음양오행, 근거없음.. 이런 식으로 생각하지만 저는 ‘음양오행’, ‘내가 해보니까 되더라’, 이런거 진짜 싫어합니다. 이런 걸로 한의학이 워낙 까였기에 역설적으로 누구보다 근거를 중시하게 되었어요. 근데 외부에선 아직도 내가 무슨 전기도 없이 연탄 보일러로 사는 줄 아는 거죠. 내가 그거 제일 싫어하는데… 미치겠는거죠 ㅋㅋ 

 

논란이 많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한의사가 하는 한의학과 외부에 알려진 한의학의 모습에 괴리가 너무 커요.

그외+@….가 기여하죠.

 

2. 그렇다면 요즘 젊은 한의사들은 어떤 걸 배우고 어떻게 진료하나?

 

간단한 예를 들어볼께요. 발목 삐어서 한의원에 갔는데 발목에도 침 놓지만 손에도 막 침 놔요. 한의사가 이건 기를 어쩌구 저쩌구 해서 하는거야 라고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저라면 그렇게 안 합니다. 

 

이걸 설명하는 생리적인 메커니즘은 사실 밝혀져 있어요. gate control theory 라고 통증도 결국 뇌가 인식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인지 과정을 교란시키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발목이 아플 때 pain control의 관점에서 원위취혈(손에 침 놓는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죠. ref) https://en.wikipedia.org/wiki/Gate_control_theory

 

한의계 내에서도 근거중심 한의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진 꽤 됐어요. 근데 아직도 많은 한까들, 일반인들은 한의학=근거없음 혹은 한의학=전통의학 하고 생각하죠. 빡치는 일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지고 있고 더 나아질거라 생각해요. 한 순간에 이뤄지긴 힘들고.

 

뇌피셜로 한의사는 기가 어쩌구 혈이 어쩌구 진맥 해보니 어쩌구 이런 것만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죠? 실제로 요즘 한의사들이 어떤 책 보고 어떤 근거로 진료하는지 궁금한 분들은 아래 책 참고하세요. 아마 상상과는 많이 다를 겁니다. 혼란스러운 한의대생에게도 추천합니다 ㅋㅋ

http://gaonhaemedia.co.kr/shop/goods/goods_view.php?&goodsno=834

 

물론 한의사 중에 음양오행 좋아하는 사람 있습니다만 젊은 한의사중 많은 경우가 의학사(History of Medicine) 정도의 가치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거엔 이런 것도 있었구나 정도. 

 

+ 상한론이나 온병학 같은 의서들도 중요합니다. 전통적인 가치 중요하고, 그 중 흡수할 것은 흡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외부에서 보는 ‘전통한의학’ 에 대한 인식이 어이없는 수준이라 ㅋㅋ  그걸 받아들이는 한의사의 관점은 그와 다르다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3. 한의학은 과학적이다.

 

a. 침 : 사실 침치료는 딱 눈에 보이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예전보단 불신감이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는데ㅋㅋ 아직도 인식은 케바케겠죠. 침의 효과와 기전에 대해 얼마나 밝혀져 있는지 근거로 보여줄께요. 

 

효과

 

https://www.ncbi.nlm.nih.gov/pubmed/27475042

ER에 acute pain으로 내원한 환자 중 OP indication이 아닌 케이스 대상으로 마약성 진통제인 몰핀 치료군 vs 침 치료군으로 통증 제어 효과를 비교한 논문입니다. 마약성 진통제는 진통제 중에도 제일 강력한 애입니다다. 

 

근데 침이 더 효과 있었다고 나왔어요ㅋㅋ

 

논문 읽을 능력이 없거나 귀찮은 분은 아래 블로그 참고하세요

http://blog.naver.com/medicaldesign/220777326766

 

무튼 pain control에 있어서 침 치료가 ㅈㄴ 좋다는 건 사실 양방도 부정할 수 없어요. 제가 일하는 동네에도 할매 할배들이 맨날 (양방)ㅇㅅ의원에서 침맞고 왔슈~ 이럽니다 ㅠㅠ 

 

참고로 말하면 위 논문은 양의사들이 쓴 겁니다. 우리나라에선 상상도 할 수 없죠 ㅋㅋㅋㅋㅋ ER에서 침이라니 ㅋㅋㅋㅋㅋ 우리나라에서 이런 논문이 못 나오는건 그냥 백퍼 직역간의 갈등 때문이에요. 학문의 문제가 아니라. 

 

순수 양방에서 나오는 논문들도 보면 건병증(tendinopathy)에서 그 유명한 PRP랑 Dry needling이랑 비교해봐도 f/u 결과 별 차이없다고 나옵니다. 

ref) https://www.ncbi.nlm.nih.gov/pubmed/24481828

 

기전 

 

fMRI 들어봤죠? 요샌 별별 연구를 다하기 때문에 침으로도 여러가지 많이합니다. 그런걸로 침치료의 기전을 확인도 해보고 그럽니다. 쓰기 귀찮으니까 잘 정리된 블로그 던져줄께요. 궁금하면 들어가서 보고 

http://blog.naver.com/skylight_blu/220406231833

(제 블로그는 아닙니다..)

 

이런 싸이트도 있어여. evidence based acupuncture. 심심하면 가서 보시고.

http://www.evidencebasedacupuncture.org/

 

그냥 딱봐도 기의 순환이 어쩌구 이런 거랑 차원이 다르죠?? 한의학은 발전이 없다고 말하는 분들에게 이런 거 보여주세요.

 

b. 한약

 

햔약도 논문 수도없이 쌓여있습니다. 궁금하면 pubmed가서 herbal medicine 쳐보세요. 기전에 대해 설명하자면.. 한약은 약재도 많고 약재 하나만 해도 어마어마하게 많은 성분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엔 분석이 안 됐어요. 근데 요즘은 기술이 발달해서 multi-target으로 가는 애들을 분석할 수 있게 됐어요. 거기다 omics data, 쉽게 말해 빅데이터 이용한 기술들이 발전해서 이런 것들이 한약 연구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 기대되고 있어요. 특히 이런 연구는 중국에서 장난아니죠. 관련 내용이 nature 지에도 특집으로 실렸었었구요.

 

또는 한약 처방의 고유 원리인 군신좌사를 카이스트에서 밝혀낸 논문도 화제가 됐었죠. SCI급 잡지에 실렸습니다. 한약의 다중 성분이 multi target으로 작용하여 synergistic effect를 낸다는. 

http://www.nature.com/nbt/journal/v33/n3/abs/nbt.3167.html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5031110032068649

 

제가 여기서 논문 쓸 것도 아니고 그 이상 자세한 것들은 직접 찾아보세요. 제 목표는 한의학엔 ‘뇌피셜’이나 ‘일반적인 인식’과 다르게 이런 것들이 있다라고 맛보여주는 거니까요. 

 

———

 

장황하게 썼는데 이 글의 핵심은 ‘외부에서 보는 한의학과 내부에서 보는 한의학이 다르다’ 이거겠네요. 그리고 그 근거와 변화하는 방향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한 것 같습니다. 한의학에 대한 진심 어린 관심 때문이든 혐오 떄문이든 제대로 알고 싶은 분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끼리 ㅋㅋㅋㅋㅋ 키배하지 말고 논문 검색이라도 해보세요. 좀 똘똘해 보이는 한의사한테 물어보든가. 진짜 세상은 문밖에 있습니다!

 

덧) 오르비에서 댓글놀이 하는 한의대생들에게 : 여기서 기빨리고 맘상할 땐 pubmed 가서 acupuncture라도 쳐서 뭐라도 하나 보세요. 그게 나중에나 당장이나 도움됩니다. 뭐 공부할지 모를 땐 해부학 공부하시구요. 아 물론 저도 학생땐 알아도 그렇게 못했습니다 ㅋㅋㅋㅋㅋ 글구 며칠 눈팅하니까 자존감 없어 보이는 한의대생들 보이던데.. 장난이라면 그렇게 하지 마시고, 진심이라면 한의대 때려칠 생각 진지하게 해보세요 ㅠㅠ 본인에게도 한의계에게도 모두 독입니다,, 아님 각성하고 공부하든가…

 

덧) vs로 한의대랑 뭐시기 비교하고픈 사람들에게 : 전문직 타이틀이 주는 안락함을 20대 초반엔 모릅니다 ㅠ ㅠ 꿈 찾아 가라고 댓글 다는 분들 많이 보이던데.. 물론 저도 그런 분들이 꿈 찾아가길 진심으로 바라고 그렇게 될 수 있는 사회면 좋겠어요.

 

 근데 시간의 힘이란 게, 현실의 벽이란 게 그렇게 녹록지 않습니다. 큰 그림 그리고 상경계열이니 공대니 가도 일단 입에 풀칠하는 게 불안정해지면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꿈꾸는 것도 사실은 여유있는 자들의 놀이거든요 ㅠㅠ 그럼에도 큰 꿈 꾸는 학생들이 많아야한다고 저도 100% 동의하지만 제 주변에 어린 친구가 있다면 닥치고 전문직 이라고 욕해서라도 가게 만들 거 같네요. 그리고 공부 잘하는 능력과 꿈을 실현시키는 능력은 별개입니다. 이 둘을 모두 가진 사람은 뭘 택해도 성공하니까 논외구요. 여기 있는 사람 중 많은 경우가 공부 잘하는 능력만 가졌을 거에요.

 

덧) 질문은 신박한 거 아니면 안 받습니다. 저도 이런 거 쓰고 질문 답하는 거 에너지 소모되거든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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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띠 2017.01.25 17:52
    천천히 읽어볼께요!!이제 한의대 들어가는데 되게 좋은 글인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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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광한의 2017.01.25 18:21

    잘 봤습니다 아무래도 글 작성 제한이 풀리신 뒤에 오르비에 직접 올리시는 편이 훨씬 좋겠네요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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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루리온 2017.01.25 19:30
    이런 글 정말 좋습니다! 앞으로 더욱 확신을 가지고 한의학을 공부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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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과이상 2017.01.25 23:18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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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한왔다 2017.01.26 09:21
    지나가다 아들 아이디로 로긴했네요. 원래 내아이딘데 뺐어감. ㅎㅎ 좋은 글 좋은 인식 감사합니다.
    관문설은 사실 양의사들이 말하는 침의 통증제어방법이라 설명하는 부분입니다. 정상 감각신경통로를 활성하여 통각을 줄여준다는 이론이죠. 이게 양의사들이 젤 많이 까는 이론중에 하나예요. 관문설이 통증제어라면 경혈 경락이 필요없습니다. 그냥 적당한 자리 에 침자극으로 아프게 해주면 낫는다는 이론이기때문에 전혀 경혈경락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 ?
    경한왔다 2017.01.26 09:28
    경형침술은 관문설이나 하행성 통증제어기전을 이용한게 아닙니다. 해당조직에 직접 작용하여 기와 혈의 조절을 통해 조직변화 또 조직염증반응을 직접적으로 조절하는게 경혈입니다.
    또 밑에글중에 기와 혈이 과학화된다면이라는 말이 있는데.. 기와혈을 너무 형이상학적으로 배우고 생각한 폐해라고 생각됩니다.
    기는 공기고 또 공기에 기화된 한열풍화습조이고 혈은 피입니다. 이건 그냥 그 자체가 팩트며 과학인데 뭘 과학으로 검증한다는건지...
    피를 심장이 돌리고 기를 폐가 받아들여 호흡과 순환이 기본 인체 대사잖아요?
    경혈치료는 게이트컨트롤 이론도 아니고 티피따위 처럼 뭉쳐진데를 자극하여 푸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침을 아프게 놓으면 효과가 좋아지는게 절대 아닙니다. 침을 이용한 이유는 우리 몸이 이온체이기때문에 전기적 신호를 보내기 가장 좋은 도구가 침일뿐입니다.
    전혀 자극을 하지 않아도 분명한 효과 반응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경혈에 침을 놓는다는것은 인체 기혈에 조절신호를 보내는겁니다. 리모콘처럼
    그래서 원위취혈처럼 보이는거죠... 통증부위에서 조절하는게 아니라 통증부위 문제가 되는 조직을 목표로 그 조직의 기혈을 조절하는 신호를 보내는것이 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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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한왔다 2017.01.26 09:30
    관문설로 오르비에 비볐다간 수많은 양방 한까의사들의 밥이 될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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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한왔다 2017.01.26 09:36
    아 저는 89학번이고 개업의18년차입니다. 이번에 아들놈이 재수해서 경한갔어요^^ 제마나인 도움 많이 받았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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