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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경희대학교 한의예과에 재학 중인 2학년 학생입니다.

 

시험기간이고 해서 공부는 해야하는데 학기 말이라 이것저것 몰아 닥치는 일은 많고...

 

문득 '하기 싫다'라는 감정이 드는 순간이 많네요.

 

 

 

그런데, 간만에 제마나인 들어왔더니 어떻게든 한의대에 들어오고 싶어서 아둥바둥 노력하는 여러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깊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많은 수험생 및 예비 한의학도신 여러분들, 대개는 저보다 나이가 한두살 적거나 같을테고, 어쩌면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도 많으실텐데요.

 

과연 2년 전의 나는 저렇게 한의대를 가려고 열심이었나 생각도 들고...

 

 

 

경희대는 어제 네오 르네상스 전형 면접을 본거로 알고 있고, 여타 다른 학교들도 곧 면접 일정이 끝났겠죠?

 

앞으로 2주 혹은 3주 후면 발표가 날텐데, 모두들 떨리는 마음을 잘 간직하고 기억하시고

 

혹여나 한의대에 붙으시면 그 마음을 잘 기억하시길.

 

혹여나 합격하지 못하시더라고 그런 간절함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앞에 사설을 좀 썼는데, 오늘 문득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키보드에 손을 올린건 하고픈 얘기가 있어서입니다.

 

여기엔 앞서 밝혔듯 분명 저보다 나이가 많고, 심지어는 저보다 대학 생활 경험이 더 길었던 사람들도 계시겠죠.

 

그래서 이런 글을 쓰는게 참 부끄럽지만, 사실 저보다 잘나신 분들 고려하며 제 생각을 밝히자면 그 누구 앞에서도 글을 못쓰겠죠.

 

이 글은 아직 대학 생활을 겪어보지 못하신 분들에게 제가 느낀 대학 생활에 대해서 잠시 말씀해드리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됐어요.

 

 

 

1. 목적을 갖고 행동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예과 2년동안 한의대 사람들을 만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 목표가 장학금인지, 자존심인지, 그까지는 모르겠습니다.

 

공부를 안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지지리도 안하기도 했죠. 저같은 사람이 바로 그렇습니다. ㅎ

 

그러나 이 문단이 비겁한 자기 변명으로 끝날지, 혹은 그렇게 비쳐질지 걱정이 됩니다만 저는 저의 생활에 그렇게 후회가 없더라구요.

 

제가 바라본 한국에서 영위해 갈 삶의 모습. 그리고 그 속에서 대학생은 과연 무얼 해야하는가. 를 생각했습니다.

 

대학생들이 해야할 일이 너무나도 많더라구요.

 

수험생활 끝냈으니 한참 놀면서 추억도 쌓으라 하죠. 예컨대 술을 진탕 마실 수도 있고, 여행을 가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또 누구는 책을 읽고 교양을 쌓으라죠.

 

그런가 하면 또 누구는 학교 공부에 매진하라고도 합니다.

 

또 누군가는 취미 생활을 하나 고르라고도 하구요. 또 누군가는 사회에 관심을 갖고 앞장서서 바꾸는데 노력하라고도 합니다.

 

단 하나도 틀린 말이 없습니다. 고로 하나라도 놓치면 아쉬운 대학 생활이 되고 말 것 같습니다.

 

다른 과 학생들은 너무 바빠요. 4년 동안에 학점은 계속 유지해야지, 그러나 추억을 쌓고 놀아야도 겠고.

 

그러니 교양을 쌓기는 버겁고, 사회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 본질을 벗어나 취업을 위한 하나의 스펙이 되고.

 

한의대는 예과 2년이란 시간동안 잠시 공부 외의 활동을 하기 적합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여행도 많이 다니구요. (자랑은 아니지만 예과 1학년 때는 목, 금에 수업을 하나씩만 넣어두고 목금토일 4일동안 수업을 안가고 여행을 다니기도 했습니다...ㅎㅎ)

 

책도 많이 읽으시구요.

 

그렇게 좋은 추억들을 많이 쌓으면, 그리고 경험을 쌓으면.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하나의 목적 의식이 없다면 묶어줄 끈이 없는 볏짚처럼 우수수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고로 목적 의식을 갖고 행동하세요. 제가 말씀드린 것은 '경험과 추억 그리고 지식'에 관해 말씀드렸지만, 뭐가 됐건 좋습니다.

 

여름 방학동안에는 진짜 게임만 해서 만렙을 찍어 보시던지, 드라마란 드라마는 다 보시던지.

 

그러나 그런 행동에 목적 의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진짜 쓰레기처럼 살아보고, 왜 그렇게 살면 안되는지 느껴보자' 라는 마인드도 있겠구요. (실제로 제가 이런 생각이 들도록 놀았습니다..ㅎㅎ)

 

여행을 가야겠다. 막연히 말만 하면 절대 못갑니다. 일단 비행기 표 부터 예약하세요. 친구들끼리 가겠다면

 

두달 뒤를 목표로 두고 매달 초에 친구들이랑 계를 만들어서 돈을 거두세요.

 

이렇게 행동과 결부된 목표의식이 없다면, 그냥 오늘도 유튜브 보고, 내일은 술을 마시고 흘러갈 뿐이에요.

 

대학 새내기는 대한민국 온 국민이 부러워하는 시기에요. 정말 뭘 하든 다 재밌고 즐거울테니. 목표 의식이 없으면

 

그냥저냥 흘러가버립니다. 차라리 시간을 그냥저냥 흘러 보내겠다면, 그거라도 목표 의식을 갖고 하시라구요.

 

'아 올해는 술만 진탕 마시고 클럽이나 가고 그러고 살아야지' 하고. 안그럼 그렇게 놀아대다가 매너리즘이 와도 못끊고 습관처럼 계속 하니까요.

 

 

 

2. 한의학을 공부하는데만 열중하지 마시고, 한의학에 대한 관을 세우시길.

 

기가 뭐에요? 음양오행이 뭐에요? 실제로 있는거에요?

 

라는 질문들을 무수히 많이 받게 되는데요.

 

일단 가장 먼저로는 기에 대한 질문이 많고, 그리고 그런 '기'라는 개념을 기반으로 세워진 한의학 이론.

 

그리고 거기서 파생된 한의학적 치료. 모두 믿어도 되는지. 거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제가 생각하는, 그리고 교수님들이 말씀하신 한의학은 개념에서 치료술이 파생된게 아니고, 치료술이 정립되고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이론을 세운 역방향 구조입니다. 고로 윗 문장은 '일반적 학문'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한의학을 바라봤을 때 파생되는 의문입니다.

 

이에 대한 고민도 없이 오행에서 상생, 상극을 외우고, 오행귀류표를 외운들 무슨 소용일까요.

 

정 도저히 납득을 못하시겠으면 예과 1학년 때라도 얼른 다른 길을 모색하는게 방법일 테구요.

 

아니라면 앞으로 6년간 공부할 학문에 대해서 자신만의 관을 세우고 가자는 거에요.

 

기가 실제로 있는건가요? 거기에 대해서 네, 아니오, 글쎄요? 등등 자신만의 답변을 정해두고 가자구요.

 

자기가 배우는게 뭐에 쓰는건지는 알고 배우기 시작해야죠.

 

그러나 몇몇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데 이런 생각을 전혀 안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그 분들 입장에서는 제가 이상한 사람일거에요. 하라는 공부는 제대로 안하고 이런 말만 늘어놓는.

 

그러나 저는 이것을 '다름'의 문제가 아닌 '옳고 그름'의 문제로 이해하고 싶어요.

 

한의학이 한국 의료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인지. 그런 한의학의 기본인 음양오행과 기라는게 무엇인지.

 

거기에 대한 이해도 없다면, 본인이 졸업하고 무얼 할지, 사회에 어떤 역할로 기여할지도 모를테니까요.

 

(실은, 그냥 한의대 와서 졸업하고 개원해야지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들을 비난하는건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고민을 해야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3. 타과 학생들과 어울리세요.

 

상기된 내용을 이어서, 결국 한의대는 졸업 후 꽤 괜찮은 직업이 마련되는 곳이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걱정이 없습니다.

 

이게 장점이라면 장점인데, 사람들이 그저 놀고 즐기는데만 집중하게 만드는건 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타과 학생들 많이 만나세요. 정말 열심히 삽니다.

 

그들을 보고도 '불쌍한 사람들' 이라고 느끼면, 제가 더 드릴 말씀은 없겠죠.

 

그러나 그들을 보고서 '부끄럽다' 라는 생각이 든다면, 거기서부터 더 나아진 내일을 설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는 책 읽는걸 즐겨하는 편은 아닌데요. 읽더라도 관심 분야만 자꾸만 읽구요.

 

그래서 저는 제가 존경하는 한 친구를 자주 만납니다. 그 친구는 자유전공학부에 다니는데

 

여러 방면으로 소양도 깊을 뿐더러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공부하고, 본인의 생각이 아주 확고한 친구에요.

 

그 친구를 보다 보면 나도 저렇게 해야할 필요가 있겠구나 라고 생각을 하고, 조금이라도 부지런해지려 노력합니다.

 

그러다가 또 스르르 책을 덮고 놀러 다니겠죠. 그럼 또 그 친구를 만나는거죠.

 

제가 못난 사람이라 그 친구처럼 매양 열심히 살 수는 없지만, 적어도 마음에 의욕이라는 파도가 가라 앉았을 때

 

그 친구를 만나서 다시 파도를 끌어올릴 정도의 의욕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도 그 정도는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4. 책임 진다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시길.

 

성인이 되면 행동에 책임을 지라는 말. 많이 들으셨을 텐데요. 그래서인지 그 말의 뜻을 잘 생각 안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학에 들어오면 대개는 동아리를 할텐데요.

 

동아리에서 재밌는 것만 찾지 마세요. 세상 모든 일은 Zero-Sum 입니다.

 

100만큼 재밌으면 100만큼 힘들기 마련입니다.

 

지금껏 여러분의 삶에 100만큼 단지 재미만 있었다면, 100만큼의 고통은 부모님 혹은 선생님 등의 도움으로 덜어졌을 뿐이에요.

 

이제는 재밌으려면 그만큼의 고통도 감내하는 자세를 보이길 바래요.

 

연애를 하면 재밌겠죠. 그러나 헤어질 때 재밌는 만큼 고생하기도 합니다.

 

동아리 하면 재밌겠죠. 밴드 동아리 들어가서 기타도 배우고. 그러나 그만큼 공연 스트레스, 총무일 등으로 고생하기도 합니다.

 

몇몇 분들은 동아리에서 신나게 뒷풀이 따라와서 술 마시고 재밌게 놀다가도

 

막상 힘든 일이 있으면 빠지기도 합니다. 새내기가 그런다면 아마 대개는 이해해줄텐데요.

 

그건 여러분들에 대한 일시적 호의일 뿐, 그런 식으로 계속 행동하시면 곤란합니다.

 

마찬가지로 과외를 하시더라도 좀 책임감을 갖고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냥 내 용돈벌이로서 바라보지 마세요. 그네들은 여러분들께, 그리고 저에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맡기는 건데요.

 

그러니 과외 할때도 애인이랑 놀러간다고 날짜 바꾸지 마시고, 그냥 가기 싫다고 날짜 미루지 마시고.

 

과외 전날은 과음도 자제하는 등의 프로페셔널한 자세를 보여주시기 바래요. 그게 자기 직분에 대한 책임감이겠죠.

 

지금 들으면 '저 정도는 당연히 지켜야지' 하시겠지만, 막상 지키는 사람 많지 않습니다. 거기에 절대 동화되지 마시라는 뜻입니다 ㅎㅎ

 

 

 

글이 굉장히 장황해졌네요. 그러나 여기에 쓴 글들은 밝혔듯이 '옳고 그름의 기준'으로 바라본 것들만 이야기 했습니다.

 

그 밖의 것들은 본인이 겪고 생각해보면 결국 '다름'의 문제이기 때문에 글에 굳이 쓸 필요가 있나 했어요.

 

잘난 사람인체 글을 써서 죄송합니다. 그러나 2년간 느낀 바를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한동안 제마나인에 글쓰기를 꺼려했는데요. 글 써봤자 일주일이면 묻히고.

 

입시에 관한 정보를 올려도 보름 뒤면 똑같은 질문을 하는 학생들이 꼭 생기고.

 

그들의 문제가 아니죠. 그러나 작성자 입장에서 지치는건 사실이더라구요.

 

그러다가 한참만에 의욕을 찾아서 글을 써보네요. 이 글이 모두 맞는 얘기는 필경 아닐겁니다.

 

거기에 대해서 댓글로 얼마든지 본인의 생각을 밝혀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저도 배우는 바가 있을테니까요.

 

 

 

길고, 알맹이 없는 조잡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을불 2017.12.12 14:36
    좋은 글이네요
  • ?
    pss 2017.12.12 21:07
    굳굳
  • ?
    prahill123 2017.12.13 14:35
    원래 의대를 가고 싶었는데 점수상 한의대를 생각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과연 맞는 건가, 1년 더 해야 하나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건 뭔가...고민이 많았었는데, 님 글을 읽고 직업을 떠나서 내가 나중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세상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싶은지에 대해 생각해봐야겠다고 느꼈어요. 이제 종강하고 방학하니 남은 시간 동안 고민 충분히 하고 내년 당당하게 맞이하겠습니다.
    좋은 글 남겨 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 ?
    Namja 2017.12.14 22:47
    좋은 글에는 추천! 개인적으로 마음에드는 닉넴에 한번더 추천!
  • ?
    올해는힘들어도 2017.12.23 06:58
    제가 예과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생각들이랑 너무 비슷하네요.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나서 너무 반갑습니다.
    제가 막연히 생각만 하던 것들을 구체화 시켜주어서 고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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