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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예전 미니홈피에 대입 수기를 적어본 적이 있습니다. 벌써 2년이나 지났네요.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서 그대로 긁어서 올려봅니다. 약간 오글거리거나 이상한 표현들은 수정을 했어요. 2011년 3월에 적은 글이기에 시점이 현재와는 다를 수 있어요.


나는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열심히 공부를 해본 기억이 없다.학원은 다녔지만 수업은 제대로 듣지도 않았고 친구들과 잡담하다가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성적은 그래도 평범하게는 나왔다정말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었는지 시험 일주일 전부터는 벼락치기라도 했기 때문이다전국적으로 보면 평균이하인 중학교에서 전교 100등 정도는 나온걸 보면 말이다.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도 그냥 그렇게 지나갔다학원에서 고등학교 1학년 수학을 배우면서 전보다는 어렵구나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걸로 끝이었다아무런 조치도 없었다.

왜냐면 왜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하는지 이해를 못했기 때문이었다그냥 적당히 하다가 서울에 있는 대학이나 가서 적당히 살다가 적당히 취직해서 적당히 결혼하는...그런 미래를 생각했다.

 

그러다가 문득아무런 계기도 없이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살아서 과연 미래에 너는 무엇이 되어 있을까?”

스스로에게 던진 이 의문에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답할 수가 없었다.

처음으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이래서는 내 미래는 과연 있는 것일까

 

그 때 눈에 들어온 것이 고등학교 1학년 과학 자습서였다.

이유는 모르겠다갑자기 첫 장을 펴서 내용을 읽어보았다.

분명히 학원에서 수업을 한 것인데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무서웠다무엇인가를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이해가 되지 않으므로 무작정 외워보았다.이해가 되지 않는 물리 그래프 6개 정도를 1시간동안 그려가며 암기했다. 단순한 v-t 그래프, a-t 그래프였는데 그 그래프들이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지 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다 (더 정확히는 그래프가 담고 있는 의미를 파악해야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겠지)

 

2007년 2월 26.

아직도 이날의 날짜를 기억한다그렇게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나는 경기도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 입학하였다.

중학교 내신 점수로는 이 고등학교에서 전교 159등으로 입학하였다는 정보를 들었다.

 

우리 지역은 비평준화 지역인데 고등학교별로 중학교내신으로 커트라인이 있어서 학교별 우열이 어느 정도 분명했다.

중학교 3학년때 어느 고등학교를 가느냐로 고민하고 있을 때 중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와 비슷한 아이들이 많은 고등학교로 가라그 아이들과의 경쟁은 곧 너와의 경쟁이 될 것이다너는 너와 싸워서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기준으로 고른 학교인 것이다.

 

입학 하고 나서 다음날부터 야간자율학습이 시작되었다.

앉아서 30분 이상 자습을 해본 경험이 전무한 나로서는 무려 2시간이나 앉아서 자습을 하는 이 시간이 너무나도 힘들었다.

그렇지만 야자를 빼는 것은 학교방침상 불가능하다그렇다면 이 시간을 최대한 알차게 활용하는 것이야 말로 이기는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2시간 내내 공부를 하는 것은 정말로 힘든 일이었으므로 음악을 듣거나 다른 책을 읽거나 하는 식으로 어떻게든 앉아있는 연습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의고사라는 것을 봤다. 하루종일 시험을 본다

니 너무 힘들었지만 최선을 다했다.그리고 345점이라는 결과를 받아봤다.

언수외과 백분위라는 알 수 없는 말에 82.04라고 써져있었다.

나중에 내가 반 4등에 전교 80등 정도라는 소식을 들었다.

반 5등내에 들어본 적은 거의 없어서 조금 기쁘기는 했지만 모의고사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큰 의미는 두지 않았다.

 

야자도 열심히 했고 학교수업에도 충실했다나는 수학 과학을 정말 못했었는데 담임선생님이신 과학선생님이 그 어렵던 과학을 정말 쉽고 재미있게 가르쳐 주셔서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다

중간고사 직전에는 친구들을 가르치는 것이 가능해 질 정도로 말이다.

 

필기해주는 것은 깔끔하게 필기하려고 노력했고 효율적인 필기를 위하여 필기를 하는 방법도 규격화하였다매일 수학문제를 풀고 영단어를 암기했다관계대명사와 같은 말을 고등학교와서 처음 접했으므로 영어는 많이 버거웠다.

 

그렇게 하루에 2시간씩 충실히 공부를 했고 첫 중간고사 15일 전부터 야자 뒤에도 2시간 정도 공부했다학원 담임선생님이 열심히 해보라고 조언하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첫 중간고사를 봤다첫날에는 너무 긴장해서 헛구역질도 나왔다.

그러나 매일의 시험이 끝난 뒤에 채점을 하며 나는 기쁨을 느꼈다.

전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결과로 받은 등수는 반 1/전교 5.태어나서 처음으로 반 1등이라는 것을 해봤다내 반 등수는 항상 10등이었는데 너무 기뻤다.

 

그렇지만 그 다음 본 모의고사 총점은 340대 였고 또 하나의 어려움에 마주한다. 바로 수학의 부등식 단원.

 

나는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기본적인 내용에 대한 숙지가 별로 되어있지 않았다. 부등식도 그 중 하나인데 기호 자체를 읽을 수 없었다. 그러니까 뭐가 큰건지 뭐가 작은건지 기호를 보고 빠르게 판단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래서는 고득점이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남들은 건드리지도 않는 기초적인 문제부터 풀기 시작했다.친구들이 그 정도의 수준 낮은 문제를 푸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계속 조언하였으나 나는 내 부족함을 인정하고 기본에 충실했다.

 

문제만 푸는 것으로는 정확한 내 문제를 파악할 수 없다. 그래서 문제점만을 적은 공책을 만들어서 나의 정확한 문제를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당시에 시도했던 공부법 중에 가장 효과적이었던거 같다. 문제를 파악하고 그것을 해결해 나아가는 과정이 공부라고 할 수 있을텐데 이것은 단순히 문제를 푸는 과정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둘을 구분하기 시작한 것이 아마 후에 최상위권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어준 것이 아닐까..)

 

기본문제만 푸는 답답한 시간이 이어졌다.

그러나 나는 나를 믿고 꾸준히 기본에 매진했고 어느정도에 도달하자 고난도 문제에 도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기말고사에서 수학 100점이 나온다.

기본과 근성의 승리였다.

 

기말고사 이후 자습시간을 조금씩 늘려나갔다.

1학년 초에는 2시간만 해도 정말 머리가 아팠는데 여름방학이 되니

하루에 5시간 정도를 자습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방학 뒤의 9월 모의고사에서는 전보다 50점 정도 상승한 점수를 받았다.

 

점점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다.

나는 할 수 있다는 말이 항상 머리에 감돌았다.

11월 모의고사에서는 드디어 모의고사에서도 전교권에 진입하는데

성공하였다. 내신만 잘한다는 오명을 벗어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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