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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침 연구에서 placebo 대조군, 특이적 효과와 전체적 효과


다양한 방식의 대조군, 모두 동일한 placebo 치료라고 요약할 수 있을까?

앞에서 설명하였던 실험군이 아닌 대조군에 적용하는 것을 대개 placebo 치료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합곡이 아닌 다른 경혈에 자침하는 것, 수기법을 시행하지 않고 자침하는 것, 자침하는 척 피부를 뚫지 않는 것 등 이 모두가 placebo 치료라고 이름이 붙여집니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만약 합곡에 자침한 실험군과 다른 곳에 자침한 대조군을 둔 임상 연구에서 실험군과 대조군의 차이가 별로 없었다고 합시다. 이 연구 결과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것은 다른 자리와 비교한 합곡이라는 특정 혈자리의 ‘특이적 효과’(specific effect)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침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깊게 자침한 실험군과 아주 얕게 자침한 대조군의 차이는 전체 침의 효과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 일부인 깊은 자침의 특이적 효과를 가리킵니다. 다른 방식의 대조군을 둔 디자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침 연구에서 다양한 종류의 대조군 치료 방법이 쓰였는데, 이들을 모두 동일하게 placebo 치료라고 요약해버리면 오해의 여지가 생길 것입니다.


placebo 침도 치료적 활성이 있는 것이 문제!

이것이 문제가 되는 또 다른 이유는 합곡이 아닌 자리에 침을 놓은 것이 치료 효과가 없어야 하는데 사실 효과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피부를 뚫지 않는 침을 대조군으로 둔 것은 이것이 인체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한 것인데 사실 이것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placebo 대조군은 크게 2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첫 번째는 진짜 치료와 구분할 수 없어야 하고 두 번째는 생리적인 활성이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생리적 활성이 있는 대조군을 사용한다면 사실 효과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실험군과 대조군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고 결론을 내려버리는 오류를 범하게 될 수 있습니다. 침 연구에서도 마찬가지고 침이 효과가 있는데 생리적 활성이 없는 대조군을 설계하는 것이 불가능함으로 인하여 그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이적 효과냐 전체적 효과냐, 그것이 문제로다

placebo 침의 치료적 활성이 어느 정도인가 하면, 일반 치료보다 큰 경우도 있습니다. Cherkin 등의 ‘A randomized trial comparing acupuncture, simulated acupuncture, and usual care for chronic low back pain’에서는 만성적인 허리 통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개별화된 침 치료, 표준화된 침 치료, 피부를 뚫지 않는 가짜 침 치료, 그리고 일반적인 치료를 받는 군으로 무작위 배정하여 임상 시험을 하였습니다. 그 결과 가짜 침 치료와 진짜 침 치료 모두 일반적인 치료보다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짜 침 치료와 진짜 침 치료 사이의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습니다. 즉 ‘전체적 효과’는 일반적인 치료보다 좋은데, 대조군과 비교한 ‘특이적 효과’는 없었다는 의미가 됩니다. 만약에 여러분이 환자라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이 문제에 대해서 재미있는 그래프가 있습니다.

2.jpg

치료 A는 placebo 치료와 비교하여 ‘특이적 효과’가 있습니다. 반면 치료 B는 placebo 치료와 비교하여 ‘특이적 효과’가 없습니다. 이것만 보면 치료 A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시 그래프를 보고 단순하게 생각해 봅시다. 환자의 입장에서 치료 A를 받는 것과 치료 B를 받는 것 중 무엇이 더 효과가 좋은가요? ‘전체적 효과’가 치료 B가 더 큽니다. 당연히 치료 B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대망의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침은 플라시보 효과일 뿐이다’라는 이야기에 대하여 우리가 무엇을 말할 수 있으며 이게 말 뿐인 것이 아니라 Cherkin 등의 연구와 같은 구체적인 사례와 수치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하여 봅시다! 저작권 침해가 우려되어 포스팅에는 그래프를 싣지 않았지만 아래 링크를 따라가시면 ‘특이적 효과냐 전체적 효과냐, 그것이 문제로다’에서 언급한 논문 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고 그래프도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침연구 근거기반구축을 위한 전략’이라는 책에서 많은 부분을 참고하였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이 책도 한번 보세요.

http://www.ncbi.nlm.nih.gov/pubmed/19433697

 

 

Reference

1. Cherkin DC, Sherman KJ, Avins AL, et al. A randomized trial comparing acupuncture, simulated acupuncture, and usual care for chronic low back pain. Arch Intern Med 2009;169(9):858-66 doi: 10.1001/archinternmed.2009.65[published Online First: Epub 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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